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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값, 바닥 찍었는가?

Author
관리자
Date
2012-11-19 12:58
Views
46812

집값, 바닥 찍었는가?

 

얼어붙은 주택시장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주택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최근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이 반년 만에 감소세를 벗어나고 있어 주택시장이 ‘바닥 다지기’에 들어갔다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꾸준히 감소세를 유지하던 서울시 아파트 거래량은 지난 9월 이후 상승세로 접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는데, 이는 작년 같은 시기에 보합세를 보였던 것과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또한, 서울시의 주택시장 흐름을 주도하고 있다고 볼 수 있는 강남 3구의 거래량 역시 수직상승 하였는데, 특히 강남구는 9월보다 약 2배가량 늘어나 주택시장 ‘바닥론’에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물론, 이러한 상승세는 주택시장이 워낙 침체되어 있던 상황에서 나온 현상이고, 아직 ‘주택시장이 침체기에서 벗어났다.’라고 단언할 수 있는 만큼의 거래량 증가와 기간이 경과된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러한 거래량 증가가 얼어붙어 있는 주택시장을 완전히 녹여버릴 만큼의 높은 수치는 아니지만 작년, 동기간 거래량은 보합세에 머물러 있었던 것에 비추어보면 주택시장이 살아나기 시작한다는 전망을 어느 정도 뒷받침해줄 수 있는 긍정적인 현상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림 1> 아파트 거래량 변화

 

 

이렇게 얼어붙어 있던 주택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한 이유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하나는 지난 9월 발표된 ‘9・10대책’의 효과가 어느 정도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대책발표 후 많은 시간이 경과된 것은 아니어서 대책의 효과를 판단하여 단언하기는 어렵지만 ‘9・10대책’에 포함되어있는 미분양 주택에 대한 양도세 감면과 취득세 감면이 올 12월 말까지 한시적이어서 얼마 남지 않은 혜택기간에 혜택을 누리려는 수요자들이 몰린 것으로 추측된다. 최근 준공 후 미분양 물량이 남아있는 단지들은 최초분양가보다 가격을 낮추었고, 이러한 주택을 구입한다면 낮아진 가격에다가, 취득세를 50% 감면 받을 수 있고, 향후 5년 동안 양도세까지 전액 감면받을 수 있어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자들에게는 충분히 매력으로 작용하였을 것이다.

 

그리고 전세가격 상승세가 계속 지속되고 있다는 점도 매매거래량 증가에 영향을 주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전세난이 지속되면서 전세가격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고 매매가격은 2011년 2월 이후부터 하락하기 시작해 현재까지 하락세를 유지하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지난해 9월 서울시 평균 전세가격/매매가격 비율이 50%를 넘어섰고, 이러한 전세비율의 상승세는 지속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그림 2> 서울시 전세비율 및 매매가격 변화

 

 

우리나라 정서상 주택을 평가할 때, 아직까지는 재산으로서의 가치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주택가격 하락세 지속은 주택구입 후 집값 하락에 대한 두려움으로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를 망설이게 하고, 포기하게 하는 가장 근본적인 악재임에는 분명하다. 하지만 이러한 주택매매시장 상황을 전세수요자들 측면에서 바라보면 달리 해석할 수 있다.

 

전세비율이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그만큼 전세가격과 매매가격의 차이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고, 이러한 상황은 주택구입을 원하고 있으나 개인의 자산 상황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전세에 머무를 수밖에 없는 수요자들에게는 반가운 현상일 것이다. 게다가 ‘9・10대책’을 통해 취득세 감면혜택도 받을 수 있는 현 상황은 이들을 주택구매수요로 끌어들일 수 있는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을 것이다. 또한, 전세수요자들은 최근 몇 년간 전세물량부족과 높은 전세가격상승 등에 시달릴 만큼 시달렸고, ‘반전세’라는 기형적 점유형태도 경험하였다. 결국, 이러한 전세난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전세수요자들이 현재 주택매매시장 상황에 의해 조금씩 주택구매수요로 돌아서기 시작한 것이 아니냐고 추측된다.

 

하지만 향후 주택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요인도 존재하고 있어 향후 주택시장에 대해 낙관만은 할 수 없다. 부정적 요인 중 하나는 주택시장의 주요 수요층이었던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주택시장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주택의 주요 수요계층의 은퇴는 주택구매력이 떨어진다는 것을 의미하고 그만큼 주택구입 여력이 있는 수요자들이 감소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쉽게 말해서 집을 구입할만한 여력을 가진 사람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들의 자산 대부분은 부동산 자산이고 이중 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은퇴로 인한 경제문제와 자녀의 결혼자금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보유한 주택을 처분하려 할 것이고 그만큼 매매물량이 쏟아져 나오게 될 것이다. 문제는 이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택들은 중형평형 이상 규모인 것이 많다는 것인데, 이는 현재 소형평형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 비추어 볼 때 중형평형 이상의 매물은 분명히 큰 매력을 보이지 못할 것이다. 결국,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는 주택구매력이 위축된다는 측면에서, 그리고 주택매매시장에 비인기 주택규모가 늘어날 수 있다는 측면에서 향후 주택매매시장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큰 것이다.

 

 <표 1> 서울시 베이붐세대 가구주 현황

 

 

또한, 서울시 뉴타운・재개발 사업이 사업성 부족 등으로 인해 난항을 겪고 있다는 점도 짚어 봐야 한다. 서울시는 지난달 25일 뉴타운・재개발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하였는데, 조사대상 8개 구역 중 사업성을 갖춘 곳은 3개 지역뿐이었고, 정비구역을 해제하거나 추진위를 자신 해산・해산 추진 중인 곳이 37개 지역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되었다. 추진되려 했던 개발사업의 취소는 주변지역의 개발기대심리, 즉, 한 지역의 개발로 인해 주변지역까지 집값 상승이라는 수혜를 받을 수 있는 기대를 바라거나 기다리던 이들에게는 좋은 소식이 아닐 것이다. 결국, 이러한 개발기대심리 위축은 주택구매수요를 망설이게 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물론 좀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개발사업의 취소는 주택매매시장에 그리 호재로 작용할 것 같지는 않으리라고 생각된다.

 

지난 9월 이후 서울시 주택거래량이 급상승하면서 주택가격이 바닥을 다지고, 주택시장에 온기가 돌기 시작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주택시장의 불경기가 계속되고 있던 가운데 주택거래량 급상승은 주택가격 하락이 둔화 되고 향후 주택가격의 상승을 예고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거래량이 상승세로 돌아선 기간이 짧고, 향후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도 존재하고 있어 섣불리 낙관만 할 수는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택시장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선 정부 측면에서는 끊임없는 모니터링과 분석을 통해 필요하고 효과가 있다고 판단되면 현재 한시적인 양도세 감면과 취득세 감면을 연장하는 등 주택거래를 독려하는 정책들을 수립해야 할 것이다. 또한, 민간업체들은 주택공급과 관리에 있어서 물리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주거서비스 측면까지도 충족시킬 수 있는 주택상품 등을 개발해 주택구입수요를 더욱 끌어들일 필요가 있다.

 

얼어붙어 있던 주택시장에 긍정적 움직임이 일어났다. 이러한 움직임을 시작으로 향후 주택시장에 다시 한 번 봄이 오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