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까지 유명산이라 부를 것인가! ‘잊혀진 이름 마유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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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평군 옥천면과 가평군 설악면 사이에 높이 862m, 용문산(1,157m)에서 북서쪽으로 뻗어 내려온 능선 끝에 자리잡고 있으며, 주위에는 어비산, 대부산, 소구니산, 중미산 등이 있고, 산 정상부에서 발원해 흐르는 계곡이 북쪽으로는 북한강의 청평호로 흘러들고, 북서쪽으로는 양평군 서종면 수입리 수입나루에서 북한강에 흐르며, 높은산은 아니나 기암괴석과 울창한 수림, 맑은 물, 계곡을 따라 연이어 있는 크고 작은 소(沼) 등이 한데 어울린 경관으로 산림청이 지정한 100대 명산으로 이름이 높다. 이 산을 현재 지명으로는 유명산이라 부르고 있다. 이 유명산이란 지명은 지난 1973년 ‘엠포르 산악회’ 라는 산악단체에서 ‘국토중앙자오선종주운행’ 이라는 산행중, 가평을 지날 때 이름없는 아름다운 산이 있어 주위에 이름을 물어 보았으나. 산의 이름을 모른다 해, 당시 산행에 유일한 여성이 었던 진유명(晉有明)씨의 이름을 붙여 유명산으로 불렀으며, 이 종주기가 당시 일간스포츠라는 매스컴을 타면서 유명산이란 이름이 고착돼 버려, 역사적 고증이 없는 지극히 사적인 지명이 현재까지 불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 산에는 예로부터 전해 내려오는 ‘마유산(馬遊山)’ 이란, 고유지명이 있었으며, 각종 고지도와 역사서에 기록돼 있어 엠포르 산악회에서 붙인 유명산이란 이름은 별다른 고증과 자료조사 없이 사적으로 붙이진 지명이라는 것을 입증한다. ‘마유산(馬遊山)’이 공식적인 문헌으로 등장하는 것은 중종25년 간행된 ‘신동국여지승람’ 으로 이에 따르면 ‘양근군 북쪽 15리에 위치하고 있다’ 고 기록돼 있으며, 이후 간행된 지도와 문헌에 마유산으로 표기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마유산(馬遊山)이라는 어원은 ‘조선시대 군마를 방목했다’ 라는 추측성 해석이 주를 이뤘으나, 근래 들어 ‘조선 태종3년(1401년) 제주감목사 김건용이 양마 6필을 경기도 양근의 마유봉으로 보냈다’ 는 한 연구결과가 발표돼, 현재 옥천면 신복리 ‘마골’ 과 서종면 ‘마현’ 과 ‘마현산’ 등의 지명적 연관성을 풀수 있는 단초를 제공하기도 했다. ‘마유산(馬遊山)’이란 지명은 광무3년(1899년) 읍지상송령에 의한 전국읍지편찬을 마지막으로 지명이 사라지게 되는데 이는 자동차등 말을 대신할 수 있는 운송수단의 등장과 더불어 그 궤를 같이한 것으로 보이며, 이후 용문산의 한 자락 봉우리로 전락돼 버린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 2004년 산림청에서 시행한 우리나라산 제이름 찾아주기 운동을 전개해 여러산악회에서 유명산의 옛 이름인 ‘마유산(馬遊山)’으로 명칭복원을 주장했으나 지역 관계기관(양평, 가평)의 무관심으로 명칭복원이 부결됐고, 마유산은 잊혀진 이름이 돼 버렸으며, 양평·가평 주민들 또한 ‘마유산(馬遊山)’을 유명산으로 바꿔 부르고 있다. 이는 요즈음 한창 화제가 되고 있는 독도 문제와 비유해, 현재 지명인 유명산으로 계속 고집한다면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우리고유의 이름 독도(獨島)를 일본이 주장하는 다케시마(竹島)나 국제사회에서 말하는 리앙쿠르 암초로 불러야 하는 것이 옳다고 말하는 것과 다를게 없다. 이번 ‘2012 경기레포츠페스티벌 IN 양평’이 마유산(馬遊山)과 양평나루께 축제공원에서 열리며, 공식포스터에 ‘마유산(馬遊山)’ 이름을 등재했다. 이는 관계기관에 명칭복원에 의지를 보인 것이며, 이번을 계기로 지역주민들과 가평과 연계해 마유산(馬遊山)의 이름을 복원해야 우리 후손들에게 제대로 된 역사를 물려주게 될 것이다. |